바른 결정을 내리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계시를 통해서 도와주시고 사람을 통해서 도와주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도우심은 내가 예배, 기도, 전도에 힘쓸 때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가 젊을 때에는 모든 것이 명확합니다. 옳고 그른 것이 분명하고, 선한 사람 악한 사람 구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분명했던 흑백 논리가 회색으로 변합니다.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고 모든 의견에 일리가 있으며, 선한 일에 불순한 동기가, 악한 일에 순수한 동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두 개의 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어려움을 겪습니다. 양쪽의 강점, 약점, 장점, 단점을 다 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선택의 어려움은 마음에 긴장감을 가져옵니다.
예를 들어서, 믿음이란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의 사람은 인간의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기도로 해결하려 해야 합니다. 이렇게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릴 때, 이렇게 하는 것이 믿음인지 아니면 게으름인지 혼동될 때가 있습니다.
모세를 통해 하나님께서 홍해가 가르셨을 때 하나님께서 혼자 하셨고 이스라엘 백성은 구경만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에 당면했을 때 하나님만 바라보며 도움을 기다리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런데 아멜렉과 전쟁을 벌일 때에는 모세가 기도를 했지만, 적들을 대항해서 싸우는 여호수아의 치열한 전투가 없었으면 승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하며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할 일을 찾아야 할지, 긴장감을 맛보게 됩니다.
제가 자주 느끼는 것인데, 성경적인 교회를 실천하는 사역에서도 이런 긴장감은 여기저기에 존재합니다.
성경적인교회의 목표는 교회의 본질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본질 회복을 외쳐도 목장과 교회가 부흥하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처럼 점점 들려지게 됩니다. 교회의 본질을 실천하고 있다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살아 있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점점 부흥해야 마땅합니다. 충돌되는 것 같아 보이는 두 개의 가치, 즉 교회 본질의 실천과 교회 부흥 두 가지를 다 추구하자니 긴장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교회의 존재 목적을 회복하는 데에도 긴장감은 존재합니다. 성경적인교회의 목표는 단순히 영혼을 구원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들을 제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VIP에게 전도하여 예수님을 영접시키고, 이들을 훈련시키고 양육시켜서 목자로 세워 분가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VIP가 예수님을 영접한 후에 계속 일방적으로 섬겨주면 안 됩니다. 책임감과 섬김을 가르치지 않으면 영적인 어린이로 머물게 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들을 성장시키려 할 때 압박감이나 부담을 느껴서 잠수를 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목장에 잘 참여하지 않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제자가 되도록 압박감을 줄 지, 아니면 좀 더 성숙할 때를 기다리며 계속 섬겨 주어야 할 지, 두 가지 선택 사이에서 담임목사와 목자목녀는 긴장감을 맛봅니다.
성도들에게 사역을 위임할 때에도 긴장감을 맛봅니다. 에베소서 4장 11~12절에 근거하여 목사와 성도가 각자 본연의 사역을 되찾도록 하는 것이 성경적인 교회의 목표입니다. 그래서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목양의 많은 부분을 위임해 줍니다. 그런데 준비가 안 된 사람들에게 목양을 맡겨 놓으면 목장 식구들이 영적으로 메말라지고 목자는 탈진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담임 목사가 끼어들어 계속 지도하고 간섭하면 목자가 홀로 서기를 못 배웁니다. 방치가 될 위험을 무릅쓰고 위임해 줄 것이냐, 아니면 간섭이 될 위험을 무릅쓰고 도와 줄 것이냐 사이에서 담임목사는 긴장감을 맛봅니다.
동역자를 키우는 데에도 긴장감은 있습니다. 이들을 성숙한 리더로 만들려면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정해주고, 그 영역 안에서 실수 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경험이나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에게 과다한 권한을 허용하면 사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실수를 통해 배우도록 전적으로 맡겨 주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실수하지 않도록 바로 잡아 주고 가르쳐야 할 것인가, 담임목사는 이 두 선택 사이에서 긴장감을 맛봅니다.
긴장감은 스트레스를 줍니다. 이것이 싫으니까 편한 쪽을 선택하려고 하는 마음이 모든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긴장감이 조금 부담된다고 할지라도 이것을 수용하고 균형 잡힌 바른 선택과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지혜롭고 복된 신앙생활이 방향입니다. 균형점이 어디인지, 균형 잡힌 결정이 어떤 것인지, 교과서적인 절대적인 해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항상 도와주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성경적인 교회에 이런 긴장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긴장감을 수용하기로 마음만 먹어도, 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회를 사랑함으로 섬기시는 소중한 성도님들께 늘 감사합니다. 하늘 복 받으세요 한승엽 목사드림.